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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小하고 笑笑한 청도 이야기 (53)”

“小小하고 笑笑한 청도 이야기 (53)”

2019년 09월 10일(화) 13:29 [인터넷청도신문]

 

며칠 전 커피로 40년 인생을 살아온 두 분의 대담을 정리한 책을 읽었다. 그들은 생두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로스팅 그리고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 까지 서로의 세계가 있있다. 그 차이는 결국 맛의 차이일텐데 일반인들이 그 두 분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과연 맛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까는 의문이었다. 나는 커피 애호가로서 책을 읽고 나서 핸드드립의 방법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전에는 종이 필터를 사용해서 추출을 했는데, 책의 내용 중에 페이퍼는 원두의 아로마 성분을 걸러내는데 비해 융드립은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라서 자신은 평생 융드립의 전도사로서 살고 있다는 얘기를 읽고 요즘엔 나도 융드립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 마시고 있다.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하겠지만 어딘지 아로마의 느낌이 입안에 먹음은 듯하다.

나는 아침에 출근해서 오늘 일정과 이메일을 체크하고 나서는 커피를 한잔 내려 마신다. 맘에 드는 원두를 만났을 때는 커피 내리는 충만감이 더 크다. 한 잔의 커피를 준비하며 오늘 할 일을 그려보기도 한다. 커피가 진한 향을 내 뿜으며 유리 서버로 떨어질 때 커피를 알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다. 요즘 며칠째 계속 융드립만 했더니 점점 자신이 생긴다. 커피가 더 생기를 띠며 가늘지만 진한 줄기로 연결된다. 한 잔의 커피지만 많은 영감을 얻게 한다. 많은 아이디어를 솟게 한다. 작은 한모금의 커피가 오늘 하루를 지배한다. 요즘은 읍내 나가서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실 기회가 생기면,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훌쩍 내린 커피는 마시고 싶지 않다. 청도에도 40년 동안이나 정성들여 커피를 내려 고객에게 내 놓는 장인은 없더라도 나름대로의 주관을 갖고 생두 선택에서부터 로스팅 그리고 추출까지 정성을 다하는 그런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대부분 커피머신에 셋팅 된 매뉴얼 대로 과정을 통해 애정 없이 나오는 에스프레소가 반갑지만은 않다.

최근 ‘신의 커피’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은 문장을 읽고 인간의 삶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 일반적으로 커피의 품질은 고도에 따라 높아진다. 원래 게이샤(커피나무 품종중의 한가지)는 1,400미터의 지역에서 재배되었다. 그 높이에서 게이샤 나무는 비교적 작은 열매를 생산했고, 원두의 향은 특별할 것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더 높은 고지대인 2,000미터에서 재배되기까지는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마치 잔디에서 더 높은 점수를 낼 수 있는 테니스 선수가 흙으로 된 테니스 코트만 만나는 것처럼 말이다.” 위의 글에서 커피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파나마 게이샤 품종에 관한 얘기였는데, 우리 인간들도 자신의 최고의 재능을 발휘 하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어쩌면 1,400미터 높이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이지 모른다. 그가 2,000미터의 땅으로 옮겨 심어 그곳의 토양과 기후에 적응해서 모두가 놀라는 품종으로 다시 태여나듯이, 누군가는 2,000미터의 환경으로 옮겨지지 못해 인기 없고 허덕이는 삶을 지루하게 영위해 나가는지 모른다. 우리 사회에 그런 비극을 겪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새로운 환경을 제공한다면 명품 인생을 살아가며 성공신화를 쓸 수 있을텐데 말이다.

엊그제 한국음악협회 청도군지부장인 K씨가 찾아왔다. 청도 ‘어울림콘서트’에 관한 일이였다. 남녀노소 전공불문 청도에 있는 많은 음악인들이 콘서트를 갖고자 하는데 코미디타운 앞마당을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나는 듣자마자 내심 기뻤다. 그렇지 않아도 청도의 숨겨진 많은 예능인들이 모여서 꾸미는 무대가 있었으면 했었다. 내가 아는 L전무가 있었다. 5년이나 알고 지냈는데 그분이 섹서폰을 연주하는 건 전연 모르는 일이었는데, 어느날 섹서폰 동호회 연주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상당한 실력이라서 놀랬던 적도 있었고, 각북에서 가게를 하시는 분인데 우연히 그분이 성악을 전공하신 분이라는 걸 알고 놀랜 적이 있다. 우연찮은 기회에 가곡을 한 곡조 하시는데 대단한 실력이라서 더 놀랬다. 그리고 송금리에 사는 한분은 70대 나이지만 신시사이져 연주를 위해 요즘도 일주일에 한 두 번 대구시내 나가서 개인 레슨을 받는다는 사실에 존경해 마지 않는다. 이처럼 청도엔 예능적 감각이 뛰어난 분들이 도처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 분들이 그야말로 ‘남녀노소 전공불문’으로 어울림 콘서트를 한다니 기대가 된다. 청도엔 꽃자리 카페에서 10여년 이어온 작은음악회가 있다. 매년 5월달에서 9월달 까지 야외에서 진행되어 온 행사다. 몇 번 가 보았는데 대부분 대구나 인근 도시에서 초대된 음악인들이 대부분이다. 청도에 거주하고 있는 음악인들이 꾸미는 꽃자리 음악회가 되어도 좋을 듯 싶은데 알고 보니 주관하는 분이 마산에 사는 노교수님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엿봐서 정기적인 청도 음악인들이 펼치는 모임이 지속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콘서트 수준이 좋다고 평판이 나면 년말엔 코미디타운 실내 극장에서 티켓도 팔며 크리스마스 겸 송년 축하 콘서트도 청도 예능인만으로 한판 벌렸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한호 기자  chd00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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