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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는 수천 년간 인류의 경험이 축적된 노하우로 바람과 물과 땅의 이치를 다루는 학문이다. 풍수(風水)의 풍(風)은 바람을 뜻한다. 그런데 어째서 바람이 가장 앞에 있는지 생각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유는 바람은 건강을 좌우하고 물은 재물을 관장하며 땅은 인물의 귀천을 좌우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바람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안이함을 경계하기 위해 바람을 가장 앞에 둔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이지만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 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이 최고라는 뜻이다. 여러분들께서는 풍파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저 사람은 참 풍파가 많아, 풍파가 많다는 말은 고난과 시련, 그리고 아픈 사연이 많다는 뜻의 부정적 표현이다. 그런데 풍파의 사전적 의미는 세찬바람과 거센 물결이다. 반대로 말하면 바람이 고요하고 물이 잔잔한 땅이 풍파가 없는 곳이 된다. 사실 이것이 풍수의 전부이며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의 바람은 더위를 날려주고 정체된 공기를 순환시켜 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넓은 평지에서 부는 바람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풍수에서 꺼리는 바람은 일정한 방향에서 부는 바람을 말한다. 24시간 지속적인 바람은 기온과 기압이 떨어지고 수분을 증발시키며 소음이 발생한다. 이때 바람은 늘 저기압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1기압 환경에 맞게 적응해 왔기 때문에 날씨가 궂은 저기압에서는 관절염이 증가하고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바람길 주변에 살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인체의 건강에 피로가 누적된다는 사실이다. 동의보감에서 말하기를 뇌졸중은 바람이 인체에 침투해서 생기는 병이라 했고, 황제내경에서는 바람은 질병을 일으키는 사악한 기운이라 했으며, 회남자에서는 바람이 많은 곳은 귀머거리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 바람이 어떻게 인간의 기운을 빼앗아 가는지 사례를 들어보자. 고속도로에서 대형 버스가 빠르게 지나가면 작은 소형차가 휘청거리며 버스 쪽으로 쏠리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은 고기압이지만 버스가 빠르게 지나는 곳은 저기압이 되면서 내 기운을 빼앗는 가는 것이다. 또 고속열차가 빠르게 지나가면 강한 바람과 함께 내 몸이 기차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때 체구가 작은 어른과 아이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것을 보면 바람은 나의 기를 뺏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풍수는 미신이나 막연한 설(說)이 아니라 매우 과학적 근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바람의 길”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바람 길은 무악재고개부터 멀리까지 고갯마루가 일직선으로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북서풍의 바람 길이다. 또한 우리에게 아픈 역사의 현장인 서대문형무소는 정확한 바람 길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고갯마루 지형에 대해서는 차후 따로 설명하기로 한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계곡풍이 심한데, 풍수에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계곡풍을 요풍(飂風)이라고도 하는데, 요풍은 계곡에서 부는 바람 즉 골바람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골바람 맞으면 골로 간다.”는 말을 한다. 이와 같이 계곡이 좁고 길면 골바람이 칼날 같은 바람이 되어 더욱 불리하다. 질풍은 병을 일으킨다는 뜻이고 천풍은 천한 바람이고, 음풍은 음산한 기운을 말하며, 살풍은 살기를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모두가 계곡풍인 골바람을 말한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바람 피하기를 도적 피하듯 하라고 강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