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무슨 생명체란 말인가? 우리가 흔히 하는 흙은 살아있다는 말을 토양미생물에 대해서 몰랐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토양미생물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되니 흙이 살아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우리가 비료를 주거나 유기물을시용하면 저절로 물에 녹아서 작물이 흡수하는 것이 아니고 흙속에 있는 세균,곰팡이 등 수많은 미생물이 이들 비료나 유기물을 먹어 분해하므로 식물이 흡수하게 된다. 보통의 흙 1g 중에는 약 3천만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비옥한 양에서는 10억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여름철에 가물다가 비가 오면 흙에서 냄새가 나는데 이것은 흙속에 있는 미생물의 냄새라고 한다. 미생물의 종류에는 수없이 많은데 이들 미생물 중에는 이처럼 이로운 것도 있지만 흙속에 살면서 병을 일으키는 것도 많다. 모잘록병이나 장마철에 고추에 많은 피해를 주는 역병, 감나무의 뿌리혹병을 일으키는 아그로박테리움균 등이 그 한 종류이다. 그런데 제초제나 화학비료를 많이 쓰면 유익한 미생물의 수는 줄어들고 해로운 미생물들이 득세하게 된다. 좋은 흙을 만들려면 흙속에 미생물이 많아야 하는데미생물의 먹이인 유기물이 많아야 유익한 미생물도 많아지게 된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소화시켜 부식을 만들어주며 그 과정에서 나오는 진으로 흙알갱이들을 물에 잘 깨어지지 않는 좋은 떼알조직으로 만들어 준다. 유기물은 흙의물리 화학성을 개선시켜 준다. 좋은 흙인지 나쁜 흙인지 알려면 흙을 분석해 보아야 알지만 분석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렁이가 많은 흙은 비옥해서 어떤 잘 자란다. 이 지렁이가 먹고 사는 것은 바로 미생물과 유기물이다. 지렁이가 많아서 이로운 이유는 지렁이가 살 수 있는 흙은 식물이 자라기에도 좋다는 점이지만 무엇보다 지렁이가 많으면 흙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지렁이는 식물이 자라는 데 매우 유익한 떼알조직을 헥타르당 연간 1~1.5톤이나 만들어 준다. 이 떼알조직은 아주 질이 좋아서 지렁이가 먹기 전의 흙보다 빗물에 깨어지지 않는 강도가 13배나 강해진다고 한다. 지렁이의 뱃속을 통과한 흙은 양분을 지니는능력이 그렇지 않은 흙보다 약 4배나 커지고, 흙 속에 있던 양분은 식물이 먹기좋은 꼴로 변한다. 질소, 인산, 칼리는 각각 3배, 칼슘은 4배이상나 더 높아진다.또 지렁이가 다니는 굴은 해로운 가스와 이산화탄소 등이 흙 밝으로 배수되며 뿌리가 이곳을 통해 뻗어가게 된다. 식물 뿌리의 역할은 첫째는 입의 기능이다. 식물은 뿌리를 통해 미생물이 분해한토양속의 영양분을 흡수하게 된다. 둘째는 코의 기능이다. 뿌리를 통해 호흡을한다. 셋째는 다리의 기능이다. 뿌리가 땅속깊이 박혀야 비바람에 쓰러지지 않고서 있게 된다. 넷째는 배설기능이다. 좋은 토양이란 이러한 식물의 뿌리기능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 토양이다. 이런 토양을 만들려면 토심이 깊고 보수력과 보비력이 좋아야 한다. 보수력과 보비력이 좋은 토양을 만들려면 토양 중에 유기물이 많아야 한다. 유기물이 많으면 지렁이도 많아져 자연스럽게 좋은 토양이 된다. 지렁이가 싫어하는 곳은 화학비료를 많이 준 곳, 제초제를 뿌린 곳, 토심이 얕은 곳과 산성토양이다. 토심이 얕으면 땅속 깊숙이 들어가지 못해 가뭄 시에 살기가 어렵고 겨울 추위에 얼어 죽게 된다. 지렁이는 유기물과 석회를 좋아하며 습기가 많고 공기가 잘 통하고 따뜻한 곳을좋아한다. 지렁이를 불러 모으려면 되도록 화학비료, 제초제, 농약을 적게 쓰고 유기물과 석회를 주면 된다. 깊이갈이도 큰 도움이 된다. 지렁이가 살기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면 작물의 뿌리도 살기 좋은 환경이 되어 생산성은 자연히 높아지게 된다. 식물은 그 몸의 반은 땅속에 반은 바깥에서 자란다. 보이는 부분이 잘 자랄려면 보이지 않는 땅속의 반이 잘 자라도록 관리해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