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금 청도신문사칼럼리스트 자기가 자신을 취재한다는 것은 매우 쑥쓰러운 일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이번 남아공에서 보고 들은 것을 독자분들과 나눈다. 지난 3월 20일경, 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현대와 붉은 악마측에서 공모한 슬로건으로 내가 낸 ‘승리의 함성, 하나된 한국’ 이 28만 명 중 1등을 했고, FIFA가 채택한다는 소식이었다. 상으로 남아공 여행과 아르헨티나전 경기 관람티켓, 비행료와 숙박료등 일체 무료라고 하니! 전화를 받는 당시, 누가 사기를 치는 줄 알았다. 그 다음 주,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되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나서야 실감할 정도. 이 어리둥절한 소식을 접하고 난 지 3개월 후, 6월 15일부터 20일까지(4박 6일) 남아공.홍콩여행을 나와 딸이 함께 가게 되었다. 출발일이었던 6월 15일엔 4시간여만에 홍콩에 도착, 가이드와 함께 홍콩 투어를 하였다. 악조건의 땅을 아시아 최고의 허브로, 상업도시로 키워 온 홍콩 시민의 강인함과 지혜로움을 곳곳에서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여행이었다. 다음 날, 홍콩에서 7시간 45분을 꼬박 비행기 안에서 지내며 아침 7시 25분 목적지인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하였다. 때마침 아침 여명이 번지는 무렵이었는데, 붉은 태양이 만드는 거대하고, 감동적인 장관에 끊임없이 감탄을 연발하였다. 그 때 비행기 위에서 본 요하네스버그 모습은 블랙블루빛 융단 위에 주황빛 보석인 카넬리안을, 주황 별들이 박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뒷자리에 있는 남아공인에게 ‘너무 아름답다’ 고 하자, 그녀는 ‘여기는 아프리카’ 라고 했다. 아프리카는 그런 곳이었다. 요하네스버그 현지인 가이드와 보디가이드, 함께 팀을 이룬 4명의 일원과 함께 남아공 민주화 성지인 문딘성당, 전 만델라 패밀리 하우스, 쏘웨토 흑인촌, 자유광장과 벼룩 시장, 레세디 민속촌등을 구경하였고, 요하네스버그만의 매력을 만나갔다. 현지 가이드는 흑인촌을 지나갈 때, 우리의 안전에 대해서 매우 신경을 쓰셨는데, 남아공의 치안이 대단히 불안하다고 하셨다. 하루 평균 50여명이 살해된다는 남아공 밤길을 살펴보니 거리마다 흑인들이 장악할 뿐, 단 한 명의 백인을 만나기도 어려웠다. 현지 가이드도 새벽녘 우리 비행 도착 마중 나오려고 공항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백인 여자가 길에 서서 도움을 요청해 차에 내려 도와주러 갔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흑인에 의해 봉변을 당할 뻔했다고. 그 분은 재치있게 꾀부려 다행히 도주하는데 성공했다. 정말 상상만해도 아찔하였다. 이런 치안 문제는 흑인을 천시, 교육기회에서 소외시키고, 차별함으로 생겨난 불만과 적개심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하셨다. 결국, 더불어 사는데 실패한 나라는 부메랑으로 치안 불안과 각종 사건사고를 야기시킴을 직접 확인하였다. 6월 17일. 사커시티 메인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아르헨티나전’ 경기가 개최되었다. 시작 시각은 현지 시각 1시 30분. 이 날 날씨는 아침엔 살얼음이 얼어 코트 입은 사람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점심 시간엔 따스하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이 날, 우리 선수들의 현지 적응의 어려움과 강적을 대하는 긴장된 모습을 전반전 시작하자마자 눈에 띄게 보였다. 아르헨티나에 계속 밀리는 우리 팀 모습에 응원단 모두 안타까와했고, 패배를 아쉬워했다. 6월 18일. 딸에게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아프리카 사파리 구경을 하였다. 경상남북도 전체 면적규모의 사파리 중 일부만 보았지만, 그 광활함에 놀라왔다. 다음 날, 전쟁기념관과 교회광장, 현재 헐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찍고 있는 영화의 배경인 유니온 빌딩등을 돌아보고, 19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출발, 홍콩을 거친 17시간 5분간의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버스를 타고, 동대구에 도착, 청도행 기차로 갈아탄 뒤, 택시타고 귀가했다! 참으로 고단했다. 남아공 여행을 통해 ‘사람과 삶’, 또 아프리카를 다시금 생각하였다. 참으로 귀하디귀한 블랙진주같은 곳. 감동을 주던, 아름다운 요하네스버그가 벌써부터 그립다. 나는 이 여행으로 아프리카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감동의 땅, 그 땅을 다시 한 번 밟아 볼 날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