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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
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
2009년 10월 14일 [인터넷청도신문]
<수꽃 없어 수정하지 못한 탓 >
감은 씨가 다 맺히면 8개가 된다. 그런데 청도반시는 대부분 씨가 없기 때문에 먹기도 좋고 특히 감말랭이를 가공하는데 더없이 좋은 장점이 된다. 만약 청도반시에 씨가 있었다면 감말랭이를 만들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의 교육을 통해 대부분의 감재배 농가들이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도 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를 묻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청도의 토양이 특별한 것처럼 얘기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청도의 기후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전혀 근거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씨가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될 수 없다. 심지어 학문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씨가 없는데 어떻게 과일이 결실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사과나 배, 복숭아 등 거의 모든과수는 씨에서 과육이 자라게 하는 물질이 나오는데 이런 사실을 감에도 적용하기 때문이다.
감은 다른 과수와 달리 씨가 없어도 과육이 잘 자란다. 쉽게 생각하면 감귤에 씨가 없어도 열매가 잘 자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과수는 한꽃에 암술과 수술이 같이 있는 완전화(양성화)이지만 감은 암꽃만 맺히거나 암. 수꽃이 따로 맺히는 단성화이다. 오이나 호박처럼 암꽃과 수꽃이 따로 필 뿐 아니라 그 중에서도 청도반시를 비롯한 부유, 갑주백목(대봉), 차랑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감은 수꽃은 없고 암꽃만 핀다.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품종으로는 불완전 단감인 서촌조생과 수분수로 이용되는 선사환, 조홍시, 기타 이름을 알 수 없는 돌감종류에서도 수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품종은 대체로 씨가 많이 맺힌다. 감은 품종에 따라 씨가 없어도 결실이 잘 되는 품종을 단위결실력이 강하다고 표현하는데 단위결실력이 강한 대표적인 품종으로 평핵무와 도근조생을 들 수 있다.
이들 품종은 일부러 인공수분을 시켜도 씨 맺힌 흔적만 있고 씨는 맺히지 않는다. 청도반시도 단위결실력이 강한 품종에 속하는데 청도반시의 경우 개화기에 인공수분을 시키면 1~3개 정도의 씨가 맺힌다. 우리군에서 재배되고 있는 청도반시에 씨가 없는 이유는 현재 우리지역에는 수꽃이 피는 품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어릴 때만해도 청도반시에 씨가 맺히는 경우를 본적이 많았다. 그런데 다른 감보다 청도반시가 돈이 되면서부터 대부분의 돌감나무들이 청도반시로 접을 붙여 우리군내에 수꽃이 피는 감나무가 많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1998년에 청도반시 성목에 수꽃이 피는 선사환 품종을 고접한 결과 후에 그 나무에서는 씨가 맺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우리군에는 수꽃이 피는 나무가 적기 때문에 다른 단감 종류도 씨가 없거나매우 적게 맺힌다. 청도반시가 씨가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청도반시의 꽃이 피는시기가 수꽃이 피는 시기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기 때문에 청도반시가 수정될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그런데 다른 감은 씨가 맺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품종들은 종자결실력이 높고 개화기가 늦어 수꽃의 개화시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해에 따라서는 청도반시에도 씨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기후관계로 청도반시의 개화시기가 늦어졌거나 수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져 수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또 감꽃이 피는 5월에 안개가 많은 것도 벌의 활동을 억제시켜 수정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이유로 청도반시를 다른 지방에 심으면 씨가 생기는 이유는 인근에 수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군에서는 지난해부터 씨없는 청도반시 생산을 위해 수꽃이 피는 감나무를 제거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청도신문 기자  chd00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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